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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한 사람의 수순을 그대로 밟고있다

 헤어졌어도 식욕은 여전하다. 밥이 정말 잘넘어가서 화가날정도다. 그런데 더욱 슬픈것은 맛있게 먹는 중에도 너무 맛있어서 괴롭다는거다. 내가 이렇게 맛있는데 먹고 있는데 같이 먹을 사람이 없다. 맛있다 또 해먹자 하는 말하는 사람도 없다. 1년전에도, 2년 전에도, 3년 전에도 계속 있었는데.

 오랜만에 느껴지는 묘한공허함을 몸은 공복으로 여기는지 엄청나게 먹고 또 먹는다. 야채를 잔뜩 넣은 라면 2인분 공략은 기본이다. 예전의 나라면 중도포기 감인 양이다. 그런데 거기에도 무언가 허전함이 여전해서 물을 벌컥벌컥 몇잔이나 들이킨다. 그렇게 뱃속에 과한 무게감이 느껴지고 나서야 알림음이 울린다. 도전은 성공했다고.
 
 폭식으로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지고나면 하루종일 배고픔을 느끼지 못한다. 그저 몸에 힘이 없을뿐. 무거운데다 힘도 부족하니 자연스레 침대에 한몸이 되어 들판 위의 소처럼 널부러진다.
 몸을 막쓴것 같은 죄책감에서 도망가기 위해 흥미 위주의 소비거리를 찾는다. 인터넷 바다에서 가성비를 찾아 미친듯이 헤엄친다.중간 중간 힘들어 질때면 게임에 접속해서 숨좀 틔어주고 다시 바다로 들어간다. 수영은 소화의 빠른 지름길이다. 금세 몸이 가벼워진다.

 더부룩했던 속이 평탄해 지면 점점 잠에 빠져든다. 그렇게 한참을 숨죽이다 새벽인지, 오후인지 알 수 없는 시간에 정적 속에서 눈을 뜬다. 이때가 가장 행복하다.  멍해서 아무것도 생각 할 수가 없으니까.

예전부터 생각 해왔던 거지만 나는 정말 약해 빠졌다. 사람들이 오죽하면 몸을 끌고 다니는 것 같다고 했겠는가. 
정신이라도 있어서 그동안은 버텨왔는데 또 뭉게지고 나니까 사족을 못쓰겠다. 이대로 도박이나 등에 중독되면 나는 바로 폐인 행일테다.

 그래도 다행인건 약해 빠진만큼 겁도 많다는 거다. 미래에 대한 걱정. 이게 나의 산소 호흡기다.
내가 정신 안차리면 바로 폐인 or 한강다리 꼴이라 뭔가 준비를 해야 겠단 생각이 밥먹으면서도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미래에 대한 방비책으로 우선 히비스커스 가루를 구매해 먹기 시작했다. 탄수화물 흡수를 억제 시켜준다는데 밀가루 덕후인 내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람한다. 사실 티 종류를 좋아해서 전에는 물대신 계속 녹차를 먹고 있었는데 식전 티로는 녹차보단 히비스커스가 더 나은것 같다. 살짝 시큼해서 적당하다. 물론 이미 그게 없어도 폭식 중이긴 하지만.

 두번째 방비책은 오늘부터 시작한 운동이다. 문득 힘든 시기를 운동으로 이겨낸 사람들 이야기가 떠올랐다. 운동할때는 아무생각도 안난다- 이게 그들의 포인트 였다. 확실히 힘들땐 다 때쳐리고 쉬고 싶지 아무것도 생각 안나지. 하는게 동감되서 번뜩였다. 오늘부터 달린다! 물론 나는 그런 기본 운동 조차 불가능 하다. 기초 체력이 하아아안참 부족하고, 허리가 엉망이라....
그래서 우선 실내 자전거를 꾸준히 타기로 했다. 자전거를 10분만 타도 땀이 비오듯이 나와서 힘들지만 말이다.
 거기에 식단도 바꾸기로 했다. 헤어진 이후로 하루 한끼만 탄수화물 위주로 먹는 생활을 지속했더니 영양 불균형이 극심해 진것 같다. 
 손톱이 전부 엉망이다. 머리카락도 푸석푸석하고 엄청나게 빠지고 있다. 피부야 말할것도 없고 영양 부족일때 나타난다는 증상들을 온몸에서 보여주고 있다. 대단하다 정말.

마치 에일리의 보여줄께 처럼 이별한 사람의 수순을 그대로 밟고 있다.
물론 완전히 달라진나-를 실행 하려면 안경 벗으면 예쁜... 이라는 타이틀을 진작에 가지고 있었어야 겠지만...
그거야 애초에 불가능하니 우선 돈을 들이던 운동을 하던 할 수 있는건 다해보련다. 이러다 성형 수술하게 되었다란 글도 남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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